리스크와 불확실성은 다르다. 리스크는 분산으로 측정하지만, 불확실성은 그것보다 훨씬 더 불확실한 개념이다. 일본의 대지진이나, 백두산 폭발과 같은 변수는 분산
따위로는 도저히 가늠할 수 없는 불확실성이다.
지역은 본질적으로 시공간적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다. 추상세계 속에서 변수들은 논리적 방향으로 움직인다. 반면, 실제 변수가 움직이는 현실에서는 온갖 불확실한 요소들이 산재해 있다. 이론이 시스템이라면, 지역은 정글이다.
전통적으로 부동산시장은 자산시장과 다른 정글과 같은 곳으로 간주되었다. 따라서 부동산은 주식이나 채권 등의 포트폴리오 기능을 하기도 했다. 부동산 가격은 시공간적으로 밀착된 정보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예를 들면, 어떤 아파트는 한 라인에서 우연찮게 서울대 간 아이들이 많아서 아파트값을 높게 받기도 한다. 기계적 모델링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이런 불확실성을 죄다 없애버리고 완전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싶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불확실성은 창출할 수 있는 기대수익을 높여준다(여기서 주의할 점은
"창출할 수 있는").
불확실성이 없으면, 확실히 예고된 수익 밖에 얻을 수 없다. 그마저도 아비트라지효과에 의해서 금방 없어진다. 사실상 수익은 없다. 창출할 수 있는 수익은 불확실성에서 발생한다. 없는 것을 만들 때,
"창출할 수 있는 기대수익"이 발생한다. 예를 들면, 4대강 사업은, 그 사업이 아니면 창출할 수 없는 불확실성을 만들어내고, 여기에서 최초로 가치가 만들어진다. 그리고 누군가 그 가치를 가져갔을 것이다. 만약 정부의 발표가 맞다면, 우리가 대대손손 그 가치를 누리는 것일지도 모른다.
예전에 지리학자들은 지역이 불완전하고 어수선한 개념이라는 콤플렉스 아닌 콤플렉스가 있었다(고 나는 본다). 하지만, 오히려 불완전하고 어수선하기 때문에, 그리고 무엇보다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지역은 창출할 수 있는 수익의 원천이기도 하다.
흥미로운 점은 인프라를 만드는 행위가 불확실성을 제거한다는 점이다. 불확실성을 이용해 누군가는 돈을 벌고, 그 행위의 결과 만들어진 인프라는 공간적 불확실성을 제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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