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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1003 [종합] 읽었던 책, 봤던 영화들 10.03 정리: 혹시나 이걸 보고 블로그 주인장이 한가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기를 바랍니다. 부당거래(감독: 류승완, 주연: 황정민, 류승범 유해진, 마동석 등) 한국영화 중에서 시나리오가 튼튼하다고 정평 난 영화 중 하나. 다시 봐도 역시 내부자들 못지 않은 탄탄한 시나리오. 검경갈등, 잔인함, 긴박함, 연기력 거의 모든 것이 있는 영화. 액션이 아닌 스토리의 힘만으로 극을 전개하는 힘이 놀랍다. 다만, 꼭 그렇게 캐릭터들을 죽임으로써 극을 마무리할 수 밖에 없는지 안타깝다. 부당거래뿐 아니라 한국영화들 대부분이 그렇다. 보는 내내 "이제 김영란 법 때문에 이런 장면들은 철지난 옛날 이야기가 되겠구나"하는 장면이 꽤 있었다. 예를 들어 검사가 룸싸롱에서 건설회사 사장에게 술을 얻어먹는다든가, 접대골.. 더보기
사이비 대중문화론 박범신, "살려고 쓴다." 쓰지 않으면 자기가 자기를 파괴한다. 그는 꽤 예민하다고 한다. 아니나 다를까, 진행자는 그런 점을 예리하게 포착한다. 그의 삶에서 어쩌면 가장 말하기 불편한 내용을 담담하게, 그러나 칼날처럼 파고든다. 진행자는 그의 자살기도에 대해서, 난데없는 잠적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잠깐 생각해보았다. 나도 문학에 투자한 시간이 적지 않은데, 문학은 나에게 무엇을 해줬을까? 문학은 나에게 아무것도 해주지 않았다. 나는 문학에 매료되었을뿐, 문학으로부터 치유받지도 못했고, 돈도 벌지 못했다. 김영하가 나에게 남긴 한 마디. "문학과 함께 하는 삶이라면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그 말을 잠시나마 믿는 사이, 점점 문학에 의존하게 되었다. 역시, 아무 것도 해결되지 않았다. 오히려 나는 이런.. 더보기
철학과 진로에 관한 간단한 소고 여기저기 손댄 모든 분야에서 대체로 무난하게 헤쳐나가기는 했지만, 한 분야에서도 이렇다할 성공, 아니 진척을 본 적이 없다. 써놓고 보면, 굉장히 오만하게 들릴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겨우 서른 둘, 아직 뭔가가 생기기에는 어린 나이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차곡차곡 쌓아가는 지금 농사가 언젠가 수확으로 돌아올 날도 있을 것이다. 반짝 하는 인기나 평판은 부질없다고 애써 생각하려 한다. 안다. 그러나, 어딘가 허전하다. 내 나이 쯤 되면 사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이들이 하나씩 보편을 뚫고 올라온다. 개중에는 연예인도 있고, 학자도 있으며, 기자, 소설가, 사장도 있다. 조만간, 아니 언젠가 한번은 내 주관이 보편을 뚫고 올라오는 날이 있겠지라고 여기기에는 내 성격이 너무 급하다. 철 없던 시절, 비트겐슈타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