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과 진로에 관한 간단한 소고
여기저기 손댄 모든 분야에서 대체로 무난하게 헤쳐나가기는 했지만, 한 분야에서도 이렇다할 성공, 아니 진척을 본 적이 없다. 써놓고 보면, 굉장히 오만하게 들릴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겨우 서른 둘, 아직 뭔가가 생기기에는 어린 나이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차곡차곡 쌓아가는 지금 농사가 언젠가 수확으로 돌아올 날도 있을 것이다. 반짝 하는 인기나 평판은 부질없다고 애써 생각하려 한다. 안다. 그러나, 어딘가 허전하다. 내 나이 쯤 되면 사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이들이 하나씩 보편을 뚫고 올라온다. 개중에는 연예인도 있고, 학자도 있으며, 기자, 소설가, 사장도 있다. 조만간, 아니 언젠가 한번은 내 주관이 보편을 뚫고 올라오는 날이 있겠지라고 여기기에는 내 성격이 너무 급하다. 철 없던 시절, 비트겐슈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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