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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꾼

영종도 용유도 주민의 통행료 감면운동에 앞장선 김규찬 인천 중구 구의원(진보신당) 인터뷰

김규찬(52) 인천 중구 구의원을 만났다. 그는 인천공항공사에서 노조위원장을 하면서 통행료 인하운동, 비정규직 투쟁, 노동조합운동 등을 주도하였다는 이유로 해직을 당했다. 현재 그는 진보신당 연대회의의 인천시 시당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2010년 인천 중구 구의원으로 당선되었다. 
 



 
논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인천공항고속도로와 관련한 자료를 찾다가 그의 블로그(http://blog.naver.com/aptown)를 발견했다. 논문은 민간투자사업으로 건설된 도로에서 수익률 추정의 문제, 그리고 정부의 보조금 지급 문제 등을 다루고 있다. 특히 인천공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인천공항고속도로, 인천대교, 공항철도 중 하나를 거쳐가야 하는 상황이다. 이 도로들에는 정부 보조금 지급 문제, 수요예측 문제, 영종도, 용유도 주민의 통행권 문제, 제 3연륙교 건설 등 다양한 사회문제가 얽혀있다.  

김규찬 의원은 오랫동안 민간투자사업의 문제를 제기해 왔고, 최근 영종도 용유도 주민들에 대하여 3월 31일자로 조례만료 예정이었던 통행료 감면을 연장시키는 성과를 거둬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상은 김 의원과 나눈 대화의 일부를 녹취한 내용이다. 거의 원문을 그대로 살렸다(부끄럽지만, 가독성을 위해 김 의원의 말보다는 내 말을 문법에 맞게 고쳐야 했다). 

## 4월 10일, 아직 쌀쌀하고, 바람이 많이 부는 날, 인천역에서 차이나타운을 지나서 중구청 의회 2층 김규찬 의원 사무실에서 나눈 대화이다. ##

(1부)

김창현(이하, 김): 반갑습니다.

김규찬(이하, 찬): 그러면 어떻게 지리학과 박사과정이신데, 통행료와 관련이 있나요?

김: 금융지리라고 하는 분야가 있습니다. 자료를 하다가 김규찬 의원님의 활동을 보고 놀랐거든요.

찬: 인터뷰하면 논문에 들어가는 건가요?

김: 박사논문에 들어갈 계획이긴 합니다만, 일단 폭넓게 조사하고 있습니다. 

찬: 연세가 어떻게...?

김: 사회경험이 많지는 않고요, 그냥 학원에서 잠깐 일해본 정도? 81년생입니다. 

찬: 그럼 나이가 서른 두셋? 

김: 네. 

찬: (전화가 와서) 잠시만요. 

김: 홈페이지에는 민노당으로 되 있던데요. 진보신당이시네요.

찬: 안 고쳐졌나요? 지금은 진보신당 연대회의입니다. 아시겠지만, 통합진보당이 있고, 진보정의
당, 저는 진보신당 연대회의 시당 위원을 맡고 있고요. 원래 민주노동당이었다가 진보신당 연대회의가 되었습니다.

김: 원래 상주에서 자라시고, 서울로 유학을 가신 거네요.

찬: 상주에서 고등학교까지 다니고 대전과 서울에서 대학교를 다녔죠. 그리고 87년에 한국전력에 입사를 하게 되죠. 졸업하고, 다음에 경력직으로 97년에 인천공항 건설하는데로 갔어요. 저는 원래 엔지니어죠. 

김: 과장으로 입사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정규직이었나요?

찬: 맞아요. 과장, 그 당시에는 신공항건설공단이라고 인천국제공항 한참 건설할 때였죠.

김: 민간투자법이 94년에 통과되었으니까 97년이면 한참 공항도로 건설할 때네요.

## 문민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신경제론을 내세우면서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 민간투자법(이후 민투법)을 제정했다. 민투법은 1994년에 제정되었으며, 이 법으로 인천공항고속도로, 인천대교, 천안-논산고속도로, 대구-부산 고속도로 등 다양한 민간투자고속도로가 건설되었는데, 이 도로들은 이후 많은 사회문제의 온상이 된다. ##

찬: 민투법이 94년에 제정됐는데, 고속도로가 1호사업이에요. 초창기에는 재정사업으로 도로공사에서 하다가 특별법을 만들어서 민자사업으로 하게 됐죠. 

김: 제가 활동하시는 것을 보니, 공항에 들어가시면서 사회활동이 부쩍 많아졌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특별한 계기라도?

찬: 그렇죠. 그 때 97년도니까 제가 경력직으로 전기 엔지니어로 들어갔는데, 노동조합을 하게 됐어요. 그런데 노동조합 하게 된 계기는 직장민주주의라든지 노동조건 개선 때문에 노동조합에 입문하게 됐고, 그렇게 해서 노동조합을 하면서 보니 공항에 비정규직이 많아서 비정규직 투쟁도 하게 됐죠. 한참 민주노총 조합이기주의로 흐르지 않게 하자, 사회공공성 강화사업이라고 해서 지역 문제를 노동조합이 해야 한다는 거죠. 지금도 정규직 노조는 비정규직 투쟁, 사회 공공성 강화 사업을 해야 하는데, 그런 걸 안해서 문제죠. 저는 당시 노조를 하면서 이런 노선이 민주노총의 방향이었기 때문에 저도 거기 참여한 거죠. 지역에서는 통행료 인하운동도 하게 된거죠.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자기집을 드나드는데 통행료를 내고 다니는 주민은 영종, 용유 주민 밖에 없다. 

## 달변이다. 이 시점부터 그는 속사포처럼 투쟁의 경과를 설명했다. 빠르지만, 정확했다. ##

김: 한참 문제가 되던 문제죠. 

찬: 주민들이 계속 불만을 얘기하는데 노조가 가만 보고 있을 수가 있나요? 제가 그래서 통행료 인하운동에 뛰어들게 된거죠. 그런데 제가 노조 활동을 하면서 문제점을 찾는 방식이나 방법을 알게 되더군요. 인천공항고속도로와 관련해서 우리만 돈을 내고 다니는 데 분명히 문제가 있는데 데이터를 찾을 수가 없더라고요. 당시 제가 노조 할 때 열흘간 휴가를 내고 그런 근거들을 찾아다녔죠. 인터넷을 검색을 하면서 자료를 찾게 됩니다. 

김: 이게 지금 몇년도 얘기인가요?

찬: 2003년 초 일이죠. 2000년에 공항이 개항하고, 2003년에 영종 신도시 입주가 시작했잖아요. 제가 거기에 입주를 했는데요.

김: 영종도에 입주하셨군요.

찬: 네. 그런데 공항공사 직원은 통행료를 지원해줬어요. 주민들은 안해주고. 영종도에 사는 주민들에게는 안해줬어요. 

김: 원주민이요?

찬: 아니, 원주민 포함해서 어쨌든 영종도 주민들에게는 통행료 지원을 안 해줬어요. 공항공사 직원은 해주고 주민은 안해준다는 거에요. 주민들은 계속 문제점을 제기하고, 그래서 문제점을 찾게 됩니다. 제가 근거를 파고 들어가보니 유료도로법에 무료도로가 없을 때에는 유료도로를 만들 수 없다는 규정이 있는데, 정부가 크게 잘못한 거 아니냐? 이 싸움은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투쟁을 시작하게 된 겁니다. 

김: 벌써 상당히 많은 부분을 말씀해 주셨는데요, 인천공항에서 퇴직까지 당하실 정도로 열심히 투쟁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통행료 인하 운동에 대한 특별한 당위성이 있었나요?

## 나는 사전조사를 통해 김 의원이 통행료인하운동으로 해직된 것을 알고 있었다. 비교적 빨리 인터뷰의 핵심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

찬: 사실은 통행료 인하운동을 했다고 해직을 할수는 없다고 봐요. 그런데 그 쪽에서는 통행료 인하운동을 명분으로 해직을 한 거에요. 제가 당시 노동조합 위원장이었고, 그러면서 정규직 노조로서 비정규직과 함께 하게 되죠. 그러다 보니까 정부도 싫어하게 된거죠. 말하자면, 정부가 가장 두려워하는게 공항에 노조가 생겨서 공항을 멈추고 파업하면, 어떻게 되냐는 거죠. 여기서 통행료 인하운동도 2003년에 통행료 인하추진위원회를 결성을 해서 여러 시위를 통해서 매스컴을 타게 되었죠. 

김: 저는 당시 천둥벌거숭이라 그 일을 몰랐네요.

찬: 그 때 통행료 문제 해결하라고 통행료로 닭 내고, 토끼 내고, 동전으로도 통행료를 냈었죠. 9시 뉴스에 크게 났어요. 그 운동을 제가 주도한 겁니다. 공항이 국토교통부(예전 건설교통부) 산하에 있고, 공항공사는 국영공기업,  통행료 인하문제도 국토교통부와 걸려있는 문제이죠. 그러다 보니까 공항공사 노조위원장이라는 사람이 비정규직 투쟁도 하고, 통행료 인하운동도 하고, 자동승진제 등 사내 노동주권 문제도 있었어요. 직장민주화 등으로 격렬하게 투쟁을 하니까 공항공사가 상당히 정부로부터 시달렸다 하더라고요. 아시다시피, 제가 한번 직함을 맡으면 굴하지 않고 성실하게 하는 스타일이라, 노동조합 자동승진제도 따냈어요. 그러다보니 골치가 아프니까, 비정규직 문제와 통행료도 묶어서 해직을 시킨 거에요. 사장이 나중에 말하는데, “이건 내 손을 떠났다.”고 하더라고요.

## 대략 어떤 분인지 감이 왔다. 옳다고 생각하면 직진하는 스타일, 돌직구. ##

김: 말하자면, 윗선에서 지시가 내려왔다는 건가요?

찬: 정부에서 강력하게 압력을 넣었다고 해요. 

김: 너무 많은 일을 하셔서 통행료인하운동을 본보기로 해서 해직한 경우라고 할까요?

찬: 뭐, 이것저것 걸려 있으니까요. 통행료 인하운동 시위를 한 번 하면, 청와대 주재로 회의를 했다고 해요.

김: 잠깐만, 그 땐 노무현때인데도, 그렇게 탄압이 심했나요?

찬: 허, 참. 아시다시피, 저는 진보정당이니까 노무현이나 김대중이나 차별이 훨씬 심해졌다고 보고 있죠. 

김: 해고당하실 때는 통행료 인하운동에 앞장서셨지만, 지금은 영종도 주민을 대변하시는데 주력하시는 듯한 인상을 받았어요.

찬: 그건 어떻게 아셨어요? 

김: 제가 처음에 실시협약서를 검색하다가 김규찬 의원님을 알게 되었는데요. 저도 여기저기 얘기를 해보고 하니 정부에서는 자료를 주지 않으려고 하는 눈치더라고요. 그런데 의원님은 떡하니 공문을 보내셔서 실시협약과 변경협약 자료를 받아내신 걸 보고 좀 놀랐습니다. 공부를 많이하신다는 생각도 했고요.  

찬: 2003년, 딱 10년 됐네요. 통행료 인하운동을 해서 우리가 중앙정부를 상대로 해서 이긴 것 아닙니까? 집행부 꾸리고 대대적으로 운동을 한 성과죠. 원래 2007년 공항철도가 개통할 때까지만 통행료를 감면해주겠다고 일방적으로 발표를 했죠. 2007년. 공항철도가 개통되면서 감면을 이제 더 이상 못해주겠다고 할 때, 감면연장 운동을 했어요. 그러면서 인천시장과 국토해양부 등과 싸웠죠. 그 때 인천시장이 주민한테 밀려서 “인천시가 감면연장을 하려면 근거가 있어야 할 것 아니냐?”고 따지더라고요. 

김: 당시 안상수 시장이었나요?

찬: 안상수 시장 맞아요. 그래서 뭐, 우리가 그랬죠. (통행료 감면 연장의) 근거가 없다면 조례를 만들면 될 것 아니냐? 시의원이 조례를 만드는데 앞장서고 우리 주민들은 쫘악 활동을 하자고 한거죠. 아시다시피 시위란 건 혼자는 못하잖아요. 같이 해서 조례를 만드는데 시의원과 시의회 압박을 넣어서 어쨌든 조례를 만들었는데 인천시장이 못 받아들이겠다고 하더군요. 재의결을 요구했어요. 또 의회에서 2/3 이상으로 가결시키고, 인천시장이 또 대법원까지 소송을 냈는데 결국 인천시장이 졌죠. 이 정도는 인천시가 충분히 조례로 해줄 수 있는 문제라고 대법원도 판단한거죠. 조례에 의해서 감면이 다시 한번 연장되었는데 올해 3월 30일이 조례만기일이었어요. 또 감면 연장운동을 해야 할 것 아니에요. 지금 송영길시장이 자꾸 재정이 없다고 안 해주려고 해요. 저는 아파트 연합회 회장이니까 주민 서명도 받고 이런 활동을 하게 된거죠. 

김: 우리나라에서 인천시가 부채가 많기로 유명하기도 하고요. 

## 내심 작정한 질문이었다. 재정사정이 나쁜 인천시에 중구 주민을 위한 통행료 감면을 하는 것이 옳은가, 하는 문제이다. 그는 3월 31일 영종도 용유도 주민들에 대한 통행료 감면 종료시점을 연장시키는데 핵심적 역할을 했다. 말하자면 영종도 용유도 주민이 통행료를 안 내고 다닐 수 있게 도와준 것이다. ##

찬: 네, 자꾸  재정이 없다고 하는데, 해결을 하려고 하는데 그분들도 명분이 있어야 하잖아요. 의회도 그렇고, 시장도 그렇고 상황이 변한 게 없는데 감면연장을 해주기가 애매하잖아요. 저도 투쟁을 많이 해보니까, 상대방 심리나 입장까지를 고려해본 거죠. 그러면, 좋다. 그러면 내가 성명서를 내서 “중구청이 20%를 내라”고 압박했어요. 어차피 이들은 중구 주민이기도 하니까요. 중구청도 세금을 걷어가니 인천시에서 옳다쿠나 한거죠. 그러면 인천시가 중구와 같이 회의를 해서 중구청이 20% 내자고 된거죠. 그러니까 이제 명분이 된거죠. “자, 중구청도 20% 내는데 인천시가 80% 내라” 이렇게 압박을 하게 된거죠. 이건 투쟁의 전략이에요. 상대에게도 후퇴할 수 있는 명분을 준 거죠. 이건, 뭐, 누가 보더라도 중구청이 한다면 인천시장도 못 이기는 척 하면 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이 분들이 계속 재정이 없다, 재정이 없다 하더라고요. 하늘도시에 인구가 꽉 차면 인천시 망한다고 말하더라고요.

## 노련하다. 중구에서 약간의 비용을 내도록 설득, 그리고 중구를 근거로 시에도 80%를 내도록 설득한다. 역시 본인 말마따나 일을 대충하는 성격이 아니다. ##

김: 그러니까 영종도 하늘도시에 주민이 모이면, 통행료 감면액 지원을 해주느라고 시재정이 파탄난다는 논리죠?

찬: 네.

김: 주민들이 이용하는 비율이 얼마나 되기에 그런가요?

찬: 이따 구체적 자료는 드릴게요. 나중에 통행료가 감면되어서 인구가 많이 들어오면 세금이 늘어나잖아요. 제가 구청에 자료를 요청해봤어요. 통행료 지급추이, 인구변화, 지방세 납부실적, 구세시세 등 분석을 해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제 분석이 딱 맞더라고요. 2005년 대비 2012년을 대비해 봤을 때, 2005년에 통행료 감면액이 40억 가량, 그리고 2012년에는 60억 가량 되요.  대략 한 140%가 늘어났잖아요. 인구도 그만큼 늘어났어요. 그러나 세금은 300%가 늘어났어요. 금액도 엄청나게 늘어났고요. 그 당시 지방세액에 500억에 불과했는데 지금 1500억이 되더라고요. 그럼 천억이 늘어난 거잖아요. 통행료는 20억 늘어났는데 지방세가 천억이 늘어났으면, 지원해줘도 남는 장사죠. 이런 추세라면 인구가 두배로 늘면 통행료 감면액이 120억이 될거 아닙니까? 그러면, 1500억에서 지방세가 3000억이 될거 아닙니까? 자, 그렇다면 통행료 감면을 해준다고 해서 인천시가 재정부담이 늘어났다고 하는데 모자라는 인천시 재정을 보충하기 위해서 통행료 감면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오히려 인구를 유입시키면 지방세가 늘어나서 인천시 재정에 도움이 된다고 인천시청가서 기자회견을 딱 했어요. 그러니까 재정 얘기가 쑥 들어간거에요. 

## 이 많은 수치가 갑자기 한꺼번에 나와서 헷갈렸다. 뭔가 대단한 이야기가 나온 것 같다는 직감이 왔다. 차근차근 다시 묻는다. ##

김: 잠깐만요. 그러면 인구가 늘어나서 통행료가 늘어난 건 알겠는데요, 지방세는 왜 그것보다 많이 늘어났나요?

찬: 지방세는 인구가 늘어나니까 거래가 활발해지고, 공시지가도 올라가고 세금도 같이 올라가는 거죠.

김: 그러면 이건 고속도로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이 사람들의 문화활동이라든지 경제사회활동이 늘어나서 결국 인천 지방세 수입이 늘어났다는 말씀이신가요?

찬: 그러니까 통행료는 40억에서 60억, 즉 십억 단위로 늘어나지만, 지방세는 몇 백억 단위로 늘어나니까요. 그러니까 인천시는 재정 문제를 따질 필요가 없는 거에요. 인천시에서 인구가 늘어나는 곳이 영종, 용유밖에 없어요. 거기다가 지금 통행료 지원도 확대해주고, 문화시설도 좋게 해주고, 대중교통도 넣어주고, 가스도 넣어주면, 사람이 살기 좋으니까 인구가 많이 유입될 거 아니에요. 그게 다 구세, 시세가 되는 거죠. 그래서 과거 10년동안 통행료 지원해준 게 340억이고요, 구세가 2500억, 시세는 6500억이에요. 그러면 구세, 시세 합쳐서 9000억이 걷히는데 통행료 지원한 거 계산하면 30분의 1 밖에 안 되잖아요. 당연히 남는 장사죠. 

김: 남는 장사겠네요. 그 사람들이 왔다갔다 하면서 돈도 쓰고, 영화도 보고, 아프면 병원도 갈테니까요.

찬: 인구가 늘어나야 지역경제가 사는 거죠. 경제활동이 늘어나니까 세금이 늘어나는 건 당연한 거에요. 선생님이 금융지리를 한다고 하셨는데, 영종 용유 지역이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어요. 말이 중구지, 대중교통도 안 되어 있고, 도로도 잘 안 되어 있고, 문화시설도 없고, 통행료는 내야 하고. 그러면 누가 이사 오겠어요? 하늘도시에 인구가 계속 들어와요. 그런데 통행료를 내고 다니면 서울 가는 사람은 16000원, 그러면 한달 내내 다니면 3-40만원씩, 거기다 기름값내고, 누가 들어오겠냐고요? 지방정부는 인구를 유입시켜야 하는데, 통행료가 오히려 인구유입을 억제하는 기능이 있다는 거죠. 그래서 저는 재정정책으로 접근한 거에요. 당신들이 재정정책으로 접근하면, 통행료 감면을 연장하는 게 옳다고 말했어요. 지금까지는 인천방향으로만 통행료를 감면해줬는데, 앞으로는 서울 방향으로도 통행료를 감면해줘야 한다고 시를 설득한 거에요. 제 말이 맞죠? 제가 의원들에게 인천시 찾아가고, 의원들에게 일일히 문자도 돌렸어요. 이건 재정정책으로 접근해야 한다고요. 자료 있잖아요. 그 자료를 올리면서 url을 문자로 돌렸어요. 사실은 재정정책 이전에 인천공항고속도로가 유료도로가 되는데 최소한 공짜로 다니는 도로가 있어야 된다고 유료도로법에 나와 있어요. 그건 뭡니까? 결국 헌법에서 나온 권리의 문제라는 거죠.

김: 예를 들면 이동권.

찬: 그렇죠. 거주이전의 자유, 직업선택의 자유처럼 이동권도 헌법이 보장한 권리이고, 말하자면 상식이라는 거죠. 유료도로 하나 달랑 만들어놓고 다니라고 하면, 돈 없는 사람은 다니지 못 다니잖아요. 그러면 유료도로법 규정이 헌법에 보장된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 나온 거에요. 대한민국에 누구든 자기 집 들어가는 데 돈 내는 사람 없잖아요. 일부 고속도로는 유료이기는 하지만,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일반도로가 있어야 하죠. 영종 용유 주민은 학교 오거나, 병원 오거나, 중구청 올 때 인천공항고속도로 밖에 없잖아요. 그것도 고속도로로 만들어놔가지고, 이건 차별이죠. 지방자치단체법을 보면, 모든 주민은 중앙정부나 지방정부로부터 균등한 행정혜택을 받을 권리가 있어요. 그렇다면 왜 다른 국민은 무료도로를 만들어 주면서, 우리만 이렇게 민자도로라는 이유로 차별하느냐 하는 문제에요. 사실 기본권 문제부터 출발을 한 거죠. 그런데 최근에 인천시가 하도 돈이 없다고 하니까, 인권문제가 아닌 재정문제로 접근했지만, 근본적으로는 인권문제에요. 

## 그는 경제논리가 아니라 당위로 접근하기 시작했다. 나는 경제논리로 무장하고 그의 당위론을 파고들었다. ##

김: 이 문제를 당위적인 권리 문제로 인식하셨군요.

찬: 기본권 문제가 1번이고, 재정의 문제로 보더라도 이익이라는 거죠. 완벽하게 논리와 당위성이 만들어집니다. 

김: 궁금한 게 막 떠오릅니다. 가장 먼저 인천공항고속도로의 경우에 원래 수요예측의 50% 밖에 이용을 안 하잖습니까. 그래서 국가가 부담하는 MRG(최소운영수입보장) 지원도 엄청나게 많고요. 전체 투자비가 1조 3천억쯤 되는데, MRG 지원금이 벌써 전체 투자비를 넘어섰습니다. 원래 생각했던 것보다 수입이 훨씬 적은 상황에서 통행료 감면을 해주면 정부 입장에서는 지원금이 늘어날수록 손해가 아닐까요? 제 3연륙교를 만들면 지원금이 더 많아질테고요.

## 현재 영종도, 용유도 주민들은 인천공항고속도로와 인천대교 이외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제3연륙교를 건설해달라고 요구하는 중이다. 물론 김 의원은 이 투쟁의 중심에 있다. ##

찬: 도로는 사회기반시설이에요. 도로는 사회에 꼭 있어야 하는 시설이잖아요. 기본적으로 무료로 다니거나 싸게 다니도록 하는거죠. 그런데 정부는 신자유주의를 받아들여서 공항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수혜자라고 보는 거에요. 그래서 공항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사람은 돈을 내라는 논리죠. 그런데, 대한민국에 인천공항 이용 안하는 사람 있습니까? 말하자면, 전국에서 인천공항고속도로만큼 많이 이용되는 도로가 있냐는 거에요. 그러면 저 멀리 남해 고속도로, 동해 고속도로, 중부 고속도로보다 많잖아요. 그런데 최소한 전 국민이 3년에 1번은 공항고속도로를 타는 것 아닙니까. 전 국민이 이용하는 도로니까 당연히 무료도로로 하는 것이 당연하죠. 그런데 국가재정이 없다는 이유로 민자도로로 했다는 거죠. 그런데, 민자도로를 하는 것까지는 좋아요. 그런데 1조 3천억을 들여 건설을 했으면, 실제 교통량이 미달하든 어쩌든 민간사업자가 책임지는 게 맞는 거 아닙니까? 아니, 생각해보세요. 내가 발주자인데, 저 민자사업자가 이익이 됩니다, 그럼 해! 그래야 민간투자사업이 의미가 있는 거잖아요. 실시협약 할때는 MRG가 없었어요.

## 정부는 민간사업자가 수익을 달성하지 못했을 때 예상 수입의 8~90%를 보전해준다. 이것을 MRG라고 한다. MRG는 최초 계약의 실시협약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가, 민간사업자들의 요구로 1999년 변경협약에 포함된다. 간단히 말하자면, 정부가 민간사업자의 이익을 보장해주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참고로 MRG는 2009년 이후 완전히 폐지되었다. ##

김: 맞아요, 1999년에 변경협약에서 들어갔죠. 

찬: 실시협약 변경해서 MRG를 넣어줬다는 말이에요. 이건 특혜고 정경유착이죠. 그리고 경제적으로도 말이 안되요.

김: 특혜는 맞는데, 어쨌든 재정상으로 보면 국가가 인천공항 고속도로도 MRG를 지급하고, 인천대교도 MRG를 지급하는 상황에서 무료도로를 놓으면 MRG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되지 않을까요?

## 말하자면, 무료도로를 건설하면 누가 유료도로로 가겠는가? ##

찬: 무료도로를 놓으면 국민세금이 더 들어나는 거 아니냐는 거죠? 무료도로 놔서 교통량이 줄어드는 거나, 어차피 국민 세금으로 통행료 지원해주는거나 똑같은 거죠. 

김: 어. 그런가요?

찬: 왜 지원해줘냐면요, 차별해소 차원에서 그런거죠. 대한민국 국가는 재정으로 지었다면 무료로 다녔겠죠. 그러면 우리는 통행료 인하운동을 안 해도 되고, MRG도 안줘도 되고 다 좋은건데 왜 도대체 민자를 했쟈는 거에요. 국민은 국민대로 통행료 내고 민자업체에 주고 국가는 국가대로 MRG 주는 시스템이죠, 지금은. 기본권 차원에서 도로를 안 만들어주는 대신에, 통행료 감면을 지원을 해주든 무료도로를 놔주든 해야 하는 겁니다. 

김: 만약 무료도로가 만들어져서 수익이 줄어들면, 결국 국민세금이 더 많이 민자사업자로 들어가는 문제도 있죠. 그거야 말로 민간사업자가 더 배불려주는 것 아닐까요?

찬: 그래도 기본권이 우선입니다. 이게 왜 기본권 문제냐면요. 영종 용유 주민들이 걸어서 밖으로 나갈 수 있습니까, 자전거 타고 갈 수 있어요? 못가요. 그러면 통행료를 공짜로 했다고 칩시다. 그래도 우리가 도보나 자전거로 갈 수 없잖아요. 그러니까 일반도로를 만드는게 맞는거죠. 언더스탠?

## 맞다. 문제가 간단하지 않다. 영종도 용유도 주민이 밖으로 나가는 유일한 방법은 고속도로를 타는 방법 뿐이다. 다른 대체도로가 없는 상태에서 유료도로를 이용해야 한다는 것은 조금 가혹하다. 누가봐도. ##

김: 기본권 차원에서는 그런데요, 그러다가 다른 도로들 수익률이 떨어지면 결국 국유화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잖아요. 국유화하면 건설보조금 대준 것, MRG 대준 것까지 해서 국가 손해도 막심해 질 것 같은데요?

찬: 그래서 차라리 지금이라도 국가가 매입을 하라는 거에요. 아시겠지만 인천공항고속도로 짓는데 1조 3천5백억 정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국가재정으로 하면 이자율도 5% 정도 되고요.

김: 국채이자율로 하면 된다는 거죠?

## 국채가 늘어나는 것도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

찬: 말이 민간투자이지, 정부가 보증을 서줬고, 민간사업자는 7%에 빌렸고, 그래서 30년간 운영수입 보장을 해줬어요. 6조5천억쯤 되요. 국민세금이 되었든, 통행료가 되었든 결국 국민 호주머니에서 나가는 거죠. 통행료도 간접세금 아닙니까? 결국 이런 잘못된 계약을 한 국가가 잘못한 거죠. 국민들을 등쳐먹은거죠.

김: 말씀 맞는데요, 서울에서 부산 가려면 경부고속도로 타야하는데 그것도 간접세라고 할 수 있나요? 

찬: 아뇨. 국민 호주머니에서 나오는 건 똑같다는 거죠. 정부는 외국 민간사업자에 놀아났고, 특혜줬다고 보는 거죠. 어떻게 대한민국 정부가 자기 국민들 다리 놓는 문제를 가지고, 외국 회사들을 위해서 스스로 족쇄를 채우냐는 겁니다. 바보같은 정부 아닙니까? 다들 미국에서 신자유주의 그런 거 공부해와가지고 민자업자와 짜고 치는 건데, 난 그거 말도 안된다고 생각해요. 그걸 해주면 안되는 거죠. 만약 그 논리라면 영원히 3연륙교는 못 놓겠네요. 그러면 우리 국민은 기본권을 어디서 찾아요? 

김: 제 말씀은, 기본권 문제이기는 하지만 연륙교 건설은 모두에게 손해일 수 있다는 거죠. 

##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국가 재산을 이용해서 영종 용유 주민들이 덕을 좀 보겠다는 지역이기주의 아니냐는 질문이다. ##

찬: 말씀하신대로 그건 잘못된 건데, 우리는 그걸 바로 잡아야 되요. 불공정 계약은 파기해야 하고요.

김: 파기를 할 수 있으면 좋은데, 될려나요? 인천공항고속도로랑 대교가 장사가 안되면 그게 손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찬: 그 부분에 대해서는 주민들도 공감을 합니다. 우리는 영종 용유 주민만 무료로 해달라고 한 적이 없어요. 전국민에서 인천방향 무료, 서울 방향은 일반 고속도로 수준으로 낮춰달라고 주장했죠. 우리가 인하해달라고 요구를 했는데, 정부가 투쟁을 무마하려고 우리 주민만 인하를 해준거죠.

김: 우는 아이 떡하나 준다는?

## 시위에 대처하는 정부의 자세, 시위하는 사람들에게만 혜택을 준다. 그러면 조용해진다. ##

찬: 이제 감면을 받으니까 주민들이 안 나설거 아니에요. 주민이 안 나오는데 지도부만 싸울 수도 없는 거고요. 그런데 그 운동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결국 통행료가 줄어들어들면 영종 용유가 활성화되고, 나아가서는 인천 재정도 좋아진다니까요. 그걸 십년 전부터 주장했는데, 그런데 정경유착한 공무원들이 자기 잘못한 것을 절대 시인하지 않죠. 자기도 잘못된 걸 아는데, 되돌리지 못하는 거죠. 박근혜 정부가 나서서 잘못된 MRG 폐지하겠다고 하면 되는 문제에요. 애초부터 MRG를 해준 거면 인정하겠는데, 1999년 계약을 변경하면서 특혜를 준 거니가 폐기해도 되는 거죠.

김: 영종도 용유도 주민만을 대상으로 통행료 운동을 하는 게 어떨까요? 저도 공항을 이용하고, 또 요금이 비싼 것도 알지만, 비싸게 지어진 도로니까 돈을 내고 다니는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요?

찬: 그렇게 말하면 할 말이 없죠. 그렇다면 왜 민자도로를 했냐는 거에요. 왜 이렇게 기반시설을 돈을 내고 다니게 만들었냐? 공항 아무나 갈 수 있는데, 일반도로가 없다는 게 말이 됩니까? 대한민국에서 어디 들어가는데 돈을 내고 들어가는 데 없습니다. 사람들이 통행료가 무서워서 영종, 용유에 안 온다는 거에요. 영종, 용유 주민들은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요. 완전히 꽁꽁 묶여서 물가도 오르고요.

김: 저도 한 두번 놀러 갔는데, 통행료가 비싸긴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건 권리의 문제로 접근하시는 거죠? 

찬: 영종, 용유 주민들에게는 권리의 문제이기도 하고, 차별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대한민국 국민 전체로 보면 이동권의 문제라는 거죠. 

김: 민자법을 만든 이유가 유료도로법, 항만법 등에서 일부 민간투자가 가능했는데, 그걸 종합해서 확실한 법을 만든 거잖습니까?

## 변호사 친구에게 물어봤다. 특별법이 우선이란다. 민투법이 헌법가치와 충돌하는지는 더 생각해봐야할 듯 하지만. ##

찬: 유료도로법이 먼저 생기고 나중에 민투법이 만들어졌죠?

김: 그렇다면 민투법이 특별법인데, 특별법은 기존의 유료도로법과 상관없이 적용되지 않나요? 즉, 유료도로법에서 무료도로가 없으면 유료도로를 만들지 말라고 규정했다 하더라도, 민간투자법이 특별법이므로 유료도로법의 접촉을 안 받는 것 아닌가요?

찬: 반복되는 얘기인데, 결국 어떤 법이 헌법의 가치를 반영하는지의 문제이죠. 제가 보기에 민간투자법이 헌법에서 정한 권리를 지키지 않는다는 겁니다. 

김: 아, 그러면 민투법이 헌법과 충돌한다는 거죠?

찬: 네, 그래서 헌법소원도 냈잖아요.

김: 헌법소원은 결과가 어떻게 됐나요?

찬: 허허허허. 결국 기본권 문제니까 헌법소원을 냈어요. 부당이득권반환 청구소송을 냈는데, 아시다시피 헌재도 자본의 편 아닙니까? 헌재에서는 일단 민간투자사업이 정부에서 기반시설을 설치해야 하는데 돈이 없었고, 이것은 전 국민을 위한 사업이므로 설령 일부 주민들의 기득권을 침해했다 하더라도 참으라는 논리였어요. 그런데 월미도와 영종도에 배가 다닙니다. 거기 뱃길이 있어요. 헌재에서 뱃길도 길인데, 이게 무슨 기본권 침해냐는 거에요. 그 뱃길은 도로도 아니죠. 말이 안돼죠. 그리고 그 뱃길도 유료에요. 승용차 타고 배 타려면 7, 8000원 내야 돼요. 설마 이런 큰 사건을 위헌이라고 해주겠어요?

김: 이게 위헌이면 감옥가야할 사람도 생길테니까요, 헌재도 쉽게 위헌이라고 하기 어렵겠죠.

## 일단 여기까지. ##
 
김규찬 의원 주장 요약. 

1. 인천대교와 인천공항 고속도로의 비싼 통행료는 영종도와 용유도 주민의 이동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 이 지역 주민은 다른 수단을 통해서 육지로 나갈 수 없기 때문에, 제3연륙교를 무료도로로 건설해야 한다. 
2. 유료도로 통행료를 감면해주면, 영종도와 용유도 인구가 늘어나고, 경제가 활성화되므로 그 수혜는 인천시가 가져간다. 즉, 통행료 감면은 인천시 입장에서 남는 장사다. 
3. 민자사업은 국민 모두가 사용하는 기반시설을 외국자본에게 넘긴 이상한 정책이다.  

## 인터뷰 이후, 김규찬 의원은 통행료 감면운동이 영종도와 용유도 주민들의 통행료 감면을 얻어낸 것보다는 국민들에게 사회기반시설 민자사업의 폐해를 알리고 정부가 민자사업을 개선하도록 이끌어냈다는 것이 더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

## 다음 편에서는 "인간의 본성과 진보정치의 미래"라는 주제로 김규찬 의원과 토론한 내용이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