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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주의와 하비의 만남 데이비드 하비라는 늙은 지리학자가 있다. 그는 라는 묵직한 저서를 통해서 이 시대의 진지한 마르크스주의자 중에 하나가 되었다. 그러나 정작 하비를 유명하게 만들어준 책은 1987년에 쓴 이다. 이 책은 하비의 이론이 지나치게 구조주의적이라는 반론에 대해서 답하기 위해서 쓴 작품이다. 이 책으로 인해 하비는 일약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마르크스주의 지리학자가 되었다. 1990년대 소련과 구공산권이 붕괴하는 것을 보면서도 그는 자본주의 비판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2003년에는 , 2005년에는 를 연속으로 출간하면서 하비는 자본주의를 통렬하게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비평서들은 하비의 사상을 현실에 적용하는 데, 유용할 뿐이다. 하비의 진면목을 보려면, 아무래도 머리를 쥐어짤 생각으로 를 통독해야 .. 더보기
이별 길 거리를 걸을 때, 갑작스레 옛 기억이 떠올라서 당황스러울 때가 있다. 대부분 위험한 기억이다. 다시 떠올리는 게 불순하고, 누군가에게 미안하고 그런 종류의 기억. 다들 하나씩은 가지고 있겠지. 그런 기억일수록 더 달콤하다. 돌아갈 수 없다는 게 묘한 로망을 만들어준다. 손대면 그 로망이 깨져버릴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끊임없이 갈망한다. 담배를 입에 댄다면, 어떤 느낌일까? 다시 메케하고, 입안이 바싹바싹 마르고, 어쩌다 가슴이 조이듯 아파오고, 자기 전까지 물고 자겠지. 나는 담배가 아무리 몸에 나빠도, 몸에 나쁘다는 이유로 끊을 생각은 없었다. 일단 우리 할아버지도 일평생 담배를 태우시다가 60이 다 되어서 겨우 끊으셨는데, 여든이 넘도록 건강하게 살다 가셨다. 아버지나 작은아버지 등 아직 담배를 .. 더보기
한-미 FTA, 자유무역을 거부하고 살 수 있나?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더보기
나의 노래 이야기 나는 가수다 동영상과 함께 항상 월요일 아침을 연다. 일 때문에 영상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아침이면 항상 영상을 확인한다. 얼마전 김경호가 나오면서 나가수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아주 오래된 친구가 멀리서 성공하는 것을 본 느낌이랄까. 김경호에 대한 나의 감정은 뭔가 좀 복잡하다. 임재범이 나에게 본조비쯤 된다면, 김경호는 나에게 마이클잭슨이다. 임재범이 나왔을 때만 해도, 다시 노래를 하고 싶다는 강렬한 욕망이 생겨났다. 김경호는 당연히 그 이상이다. 중학교 때 어떤 선생님이 "노래를 잘 부르면 여자에게 인기가 많다"는 말을 들은 이후, 노래를 잘 부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노래가 뭔지 잘 설명할 수는 없었지만, 나는 당시 서태지를 좋아했다. 서태지는 좋은 뮤지션이기는 하지만, 노래.. 더보기
진중권에 대한 진보의 치졸한 비판들 곽노현 교육감 사건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8월 24일 무상급식 반대를 위한 주민투표가 무산되는 기쁨을 채 느끼기도 전에 곽교육감이 박명기 교수에게 후보시절 돈을 줬다는 혐의가 터졌다. 곧, 곽 교육감은 자신은 평소 친하던 친구를 위해 돈을 준 것뿐이고, 선거와는 상관이 없다고 해명했다. 곧이어 불꽃처럼 수사가 진행되었고, 검찰은 곽 교육감의 구속을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곽 교육감의 의혹이 터져나온 것은 누가 봐도 이상한 시기였다. 오세훈을 이긴 죄로 곽 교육감을 누군가 단죄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기가 막힌 타이밍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의혹은 세간의 추측일 뿐이었다. 이 사건이 터졌을 때만 해도, 선거가 무산된 기쁨에 만끽하고 있었던 진보세력은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