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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수집꾼/발표론

발표의 성공과 실패사례 1: 시망

 발표의 성공사례와 실패사례를 하나 정도 말씀해달라고 하셔서 간단히 덧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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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가 꼬이는 날이 있다. 수순은 거의 비슷하다.

  •  1) 뭔가 작은 실수를 한다. 

  • 2) 다음 말이 생각나지 않는다. 

  • 3) 다음 말이 생각나지 않아 과도한 말과 제스쳐가 나온다. 

  • 4) 망했다는 것을 직감한다. 5) 아직도 10분 이상 발표시간이 남아있다. 


始亡


이런 사태를 시망(始亡)이라고 하자. 시작과 함께 망한 것이다. 

시망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주로 주로 처음 30초 안에 일어난다. 

시망이 일어난 발표는 절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발표뿐만 아니라 면접장소나, 소개팅 장소 등에서도 이런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 


시망은 주로 30초 안에 일어난다. 

그러므로 30초 안에 시망을 피하는 것이야 말로 

발표의 기본 중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얼마 전 강연 후 한 페친은 

건방진 듯한 말투로 인하여 악플을 겪었다고 호소했다. 

원래 그녀가 건방진 말투의 소유자인지는 알 수 없으나, 

내 추측으로 그녀는 시망을 겪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 뒤에도 약간 그녀는 과도한 유머와 몸짓을 했는데, 

그건 첫번째 시망 이후 이미 멘붕이 찾아왔기 

때문일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내가 박사논문 비공식 발표할 때  

나는 시망을 겪었었음을 고백한다. 

동료 선후배들을 모아놓고 발표하는데,

 갑자기 다음 말이 생각나지 않으면서 

눈 앞이 깜깜해졌다. 


덕분에 나는 굉장히 발표준비가 덜 된 것 같다는 인상을 그들에게 주었다. 

30초 시망의 원칙이 생각난 것은 그 때였다. 

그 때부터 나는 30초를 30번 이상 반복하면서 준비했다.


의외로 사람들은 강연 중간에 강연자가 버벅거린 것은 잘 기억하지 못한다.

그런데, 강연자가 처음에 버벅거리는 것은 굉장히 치명적 인상을 줄 수 있다. 

성공사례라고 하기는 좀 힘들지만, 

첫번째 시망으로부터 교훈을 얻은 나는

 두 번째 발표 때 시망을 피하려 수차례 처음 부분 연습을 거듭하였고, 

결국 성공적으로 졸업할 수 있었다.


시망을 막기 위해서는 자기소개부터 시작해서 제목과 연구배경을 시작하기까지의

 멘트를 정확하게 외워두고 연습한다. 최소 10번 이상 소리를 내어 연습해보아야 한다. 

녹음을 해서 자기 목소리를 들으면 더 좋다. 


30초를 30번 연습하고 3번 녹음해서 들어보면 

어지간한 발표는 떨지 않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