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발표법에 관심이 많습니다.
타고난 목소리도 크지 않고,
어렸을 적 웅변학원도 다니지 않아서
발표에 크게 자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타고나기를
발표를 잘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들은 그 사람들이고,
보통 사람들은 꾸준히 훈련하면 좋은 발표를 할 수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PT는 성공이다!
발표를 통해서 자신(의 작품, 제안서 whatever)을 보여줘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위 PT라고 하지요. 우리는 PT를 통해서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제안하고,
우리가 했던 일을 보여주고, 또 내가 이런 사람이라고,
또 나는 당신에게 무엇을 할 수 있다고 보여주어야 합니다.
제가 공감하는, 또 실제 사용했을 때 효과가 있었던 방법이 있었습니다.
다른 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적어보겠습니다.
메시지를 크게 훼손시키지 않는 차원에서 제 나름대로의 워딩으로 바꿔서 설명하겠습니다.
(시작)
1. 사과하면서 시작하지 마라, 절대. 사과하면서 시작하면 이미 당신은 청중에게 진 것이다.
노래의 첫소절처럼,
발표의 시작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할 것입니다.
많은 발표자가 사과를 하면서 시작을 합니다.
예를 들어
어제 급한 회의가 있어서 PPT가 엉망이에요. ㅠㅠ
제가 잠을 못 자서 제가 헛소리를 하더라도 이해해주세요. ㅜㅜ
사과는 기대수준을 낮추려는 본능적인 전략인데,
사실 청중은 사과하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부터 상대를 얕잡아보기 시작한다.
사과로 시작한 PT치고 좋은 PT가 되었던 경우는 굉장히 드뭅니다.
사과는 나중에 뒷풀이에서 하더라도 PT할 때는 당당하게 시작해야 합니다.
2. 그렇다고 개그치지 마라.
많은 분들이 유머에 집착을 많이 하십니다. 아름다운 PT는 유머가 없어도 듣는 내내 즐겁습니다. 억지로 만든 유머는 초밥에 간장을 찍고 또 소금을 찍어 먹는 것과 비슷하지요. 오히려 유머욕심이 몰입에 방해가 되기도 합니다. 유머를 치겠다는 욕심은 일단 버리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경험으로 보자면, 유머를 치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청중이 의외의 순간 웃음을 터트리더군요.
(무대공포증 없애는 법)
3. 카라를 빳빳하게 만져서 세운다(카라를 까라는 말이 아닙니다).
그것만으로 목이 바로 서면서 자신감 있는 포즈를 만들어준다고 합니다. 실제 그런 것 같습니다.
4. 발표를 시작하기 전에 청중을 한번 본다.
4번은 별표를 스무 개쯤 치고 싶습니다.
이것만 알았더라면! 저는 수많은 발표에서 망해보았습니다.
망한 발표들을 돌이켜보면,
청중들을 쳐다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신기하게도, 청중을 한 번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그 사람의 마음이 열리는 것이 느껴집니다.
그러면 발표 자리가 그 사람을 잡아먹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
그 사람과 소통하기 위한 자리임을 이해하게 됩니다.
그리고 나면 정말 이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메시지를
퍼올릴만한 마음의 준비가 됩니다.
5. 웃어라!
5번도 정말 중요합니다. 청중과 눈을 마주치고 한번 미소를 머금는 것만으로도 좋습니다. 발표하다가 말고 자기 말에 취해서 깔깔대면서 웃으라고 이해하시는 분은 안 계시겠지요?
6. 꼼지락거리지 마라!
언젠가부터 발표하면서 스스로의 행동을 관찰하게 됩니다.
어느 순간 발표할 때 몸을 흔들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손을 만지작거린다든지.. 그럴 바에는 차라리 주머니에 손을 넣어버리는 것이 오히려 나을지도 모릅니다(예전에 관객에게 양해를 구하고 손을 주머니에 넣는 분이 있었는데 정말 대단한 발표를 하더군요). 불필요한 움직임을 줄여야 하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불필요한 움직임은 청중의 시선을 그 쪽으로 쏠리게 하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몸을 흔들면서 발표하면 청중이 발표내용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고 흔들리는 몸에 집중하게 됩니다.
다른 하나, 불필요한 움직임은 실제로 불안한 발표자의 심리를 반영한 것이며, 그 불안함은 청중들에게도 그대로 전이됩니다.
발표할 때는 오뚝이처럼 꼿꼿하게 서서 팔을 늘어뜨리는 것이 가장 편안해보인다고 합니다.
7. 훌륭한 연설자는 훌륭한 기억가이다.
너무 단순한 이야기이지만, PT를 잘하기 위해서는 해당 분야의 전문지식이 그 때 그 때 즉각적으로 나오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그것이 PT를 잘 하기 위한 최고의 덕목은 아니지만, 무시하지 못할 덕목입니다. 요리로 비유하자면, 당근과 햄으로 볶음밥을 만드는 것과 치즈, 피망, 김치 등을 가지고 볶음밥을 만드는 것의 차이랄까요. 재료가 많아야 좋은 연설을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재료란 PT에 필요한 전문지식이 되겠지요.
가급적 PT에 필요한 내용을 많이 기억해두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보통 PT가 있으면 일주일 전부터는 그 PT에 관련된 내용을 머릿 속으로 생각하고, 많은 이야기, 지식을 기억하고 있으려고 애써야 합니다.
8. 대충 끝내지 마라.
"남은 내용은 참고자료를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 정도는 할 말 다 했습니다" 정도로 마무리하는 발표를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발표는 끝나고 나면 조용~해 집니다. PT의 시작에 비해서 끝의 중요함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발표를 끝내고 보면 어떤 마무리로 끝났느냐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좋은 마무리를 한 PT는 박수가 나오고, 마무리를 어설프게 하면 조용해집니다. 조용하게 기억 속에서 묻히지 않고 싶다면, 기억에 남는 마무리를 꼭 고민해보셔야겠죠?
제 경험상으로는 다음 내용이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발표와 관련된 경험 (아주 짧게)
클라이막스
특정행동을 촉구한다
짧은 시 읽기
(그러고 보니 정** 신** 사장이 발표를 하는데 마지막에 시를 읽더군요. 얼마나 교과서적 마무리인지!)
참고로 최근에 TED 발표를 보다가 마지막에 연사가 읽은 시를 들으며 눈물이 날 뻔한 적이 있었습니다. 공감을 불러일으킨 문장은 딱 세 단어로 된 문장이었습니다. 연사는 이 문장을 두 번 읽었습니다. 두 번.
Come, dance with me.
Come, dance with me.
혹시 발표는 '메시지'가 중요한데, 제가 태도만 언급했다고 타박하는 분도 계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메시지의 논리성이나 충실성도 물론 중요합니다. 그런데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아무리 좋은 메시지라 하더라도, 잘못된 PT로는 절대 전달할 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숫타니파타의 한 구절을 읊으면서 이 포스팅을 마무리할까 합니다.
숲속에서 묶여 있지 않는 사슴이
먹이를 찾아 여기 저기 다니듯이,
지혜로운 이는 독립과 자유를 찾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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